'사람' 이 '힘' 이라고 한다. '인맥' 이 '권력' 이라고 한다. 그만큼 살아가는데 있어서 인간관계 관리는 필수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유불급" 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과 인맥 사랑이 과하다 못해 사람 자랑, 인맥 자랑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힘 자랑, 권력 자랑, 돈 자랑처럼 보인다면 그건 곤란하다. 그 단계까지 나아가면 '사람과 인맥' 은 '돈과 권력' 의 구린내를 풍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현재, 아쉽게도 '연예계 마당발' 박경림의 인맥 자랑이 이런 불편함을 풍기고 있다.
물론 박경림이 '돈과 권력' 을 위해 유명 인사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명랑 히어로] 에서 박미선이 말했던 것처럼 박경림은 사람을 대할 때, 언제나 진심을 다하는 사람이다. 진심어리고 성실한 태도가 지금의 '연예계 마당발' 박경림을 만들었을테고 인맥이라면 남부럽지 않은 성공한 사람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인간' 박경림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분명히 진실하고 아름다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문제는 "거기에서 끝났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경림의 문제는 자신이 알고 있는 유명인사나 인맥을 방송 뿐 아니라 사적인 자리에서 너무 '과시' 한다는데에 있다. 본인은 "과시하는 것이 아니다!" 라고 항변할지 모르겠지만 순수하게 TV를 접하는 일반 대중의 시선은 다르다. TV 에서 박경림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거의 절반이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톱 스타들과의 친분 관계가 전부다.
방송을 보면 박경림의 레퍼토리는 거의 '판박이' 라고 할 정도로 정해져 있다. 꽃미남 배우와의 스캔들을 거론하면서 조인성과의 친분을 끊임 없이 강조하고, 지춘희 같은 문화계 최고의 유명 인사들과의 에피소드도 꼭 빠지지 않는다. 이기찬, 이수영, 장나라와의 추억은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었고 결혼식에 히딩크가 다녀간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물론 부끄러운 이야기는 아닐테지만).
여고 시절 처음 만났다는 장동건과의 추억, [별이 빛나는 밤에] 에서 만났던 이문세 이야기, [이소라의 프로포즈] 에서 이소라와 맺은 인연, MC 박수홍이 군대 다닐 때의 이야기, 김장훈과 싸우고 화해하는 이야기 역시 박경림이 나오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레퍼토리다. 좋은 것도 한 두번이라고 이런 패턴이 끊임없이 반복되다 보니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 지 눈에 뻔히 보이고, "나 이렇게 대단한 사람들과 친해!" 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어느샌가 박경림의 '인맥' 은 그 순수성을 잃어버리고 박경림의 '방송수단' 으로 전락해 버린 듯한 느낌까지 준다. 유학 전만해도 박경림은 지금처럼 폭넓은 인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그것을 은연중 과시하거나 자랑하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지 않았다. 한 두번씩 그들과의 인연을 이야기 할 때도 진정성이 있었고, 함부로 인맥에 대해서 말을 꺼내는 스타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유학 이 후, 인기가 땅에 떨어지고 예전의 '톱스타' 위치를 확보하지 못하자 그녀의 입에서 '인맥' 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 없이 쏟아져 나왔다. 방송인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주저 앉기 시작하자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인맥들을 마치 '방송인' 박경림의 '비전' 인 것처럼 대중의 눈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녀는 방송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 상태를 더 많은 인맥의 형성을 통해 채워 넣으려는 무리수도 두고 있다.
그만큼 지금 '방송인' 박경림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박경림의 내적인 재능이나 실력이라기 보다는 외적인 인맥과 사람들처럼 보인다. 비전과 밑천이 떨어진 재능을 떠 받치고 있는 것이 인맥이다 보니 듣는 사람이나 말하는 사람이나 불편하기 짝이 없고, 더 이상 사람과의 추억이 풍기는 진정성이나 아름다운 향기 역시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이것이 지금 박경림이 자랑하는 '대단한 인맥' 의 현주소다.
사실 연예계에 박경림만큼의 인맥을 자랑하는 사람은 널리고 널렸다. 장례식장이 국장처럼 보였던 故 이주일 선생, 30년 방송생활 동안 방송인 대부분과 인맥을 쌓아 아들 결혼식이 마치 '축제' 를 방불케 했던 임하룡, 1000여명의 결혼 하객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룬 유재석, 방송 20년의 세월 동안 사람 관리에도 천하장사가 된 강호동, 인맥만으로도 국내 최정상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만들어 낸 신동엽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의 입에서 '인맥 자랑' 의 분위기를 풍기는 것을 나는 보지 못했다. 더 나아가 "인맥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사람관계란 무엇인가?" 라며 책을 내는 것도 나는 본 적이 없다. 인맥을 활용해 상업적인 냄새를 풍기지 않고 언제나 정직하고 성실하게 방송인으로서의 비전과 재능만으로 승부를 봤다. 그렇기에 그들의 인간 관계는 대중에게 존중받고 신뢰 받았으며, 의심의 눈초리를 받지도 않았다.
박경림은 알아야 한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것을.
그녀의 입에서 그 '대단한 인맥' 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나올수록, 인맥에 관한 책을 써 놓고 주절주절 이야기 할수록, 스캔들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억지 웃음을 유발하면 유발할수록 사람들은 그녀가 그토록 '소중' 하게 생각한다는 인맥에서 돈 냄새, 상업주의 냄새, 권력 냄새를 느끼게 될 것이다.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아름다운 사람 내음보다는 방송의 수단으로 전락해 버린 구린내를 풍기게 된다는 것은 참 슬프고 아쉬운 일이다.
겸손해야 한다. 사람 이야기 대신 방송인으로서 비전을 제시해 대중들을 감동시키는 것이 우선임을 알아야 한다. 인맥에 관한 이야기를 자제하고 순수하게 '박경림'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정상의 자리를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언제까지 박경림은 과거의 인기와 현재의 인맥에 둘러 싸여 아무런 가능성도, 아무런 비전도 제시하지 않은채 정체되어 있을 것인가.
듣기 싫고 불편한데다가 거북스럽고, 이제는 거부감까지 드는 그녀의 인맥 자랑이 이 쯤에서 '제발' 멈췄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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