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지워질 것 같지 않은 욕조의 찌든 물때나 전자레인지의 기름때 같은
것도 시중에서 판매하는 성능 좋은 세제 몇 방울이면 반짝반짝 윤나게 지울 수 있다. 오래된 묵은 때가 별로 힘들이지 않아도 쓱쓱 없어지는 걸
보면 기분까지 상쾌해지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세제에 얼마나 독한 성분이 들어 있기에 이렇게 더러움이 일망타진되는 것일까? 더욱이
아이들이 아토피 피부염이라도 앓고 있다면 이런 걱정은 더해진다. 대부분의 주부들이 가족 건강을 위해 먹거리에는 많은 관심을 쏟지만, 사실 그만큼
중요한 것이 가족들의 손길이 직접 닿는 실내 곳곳의 청소.독하고 강한 합성세제에 우리 가족의 몸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다고 생각해보자. 그렇다고
청소를 안 할 수도 없는 노릇. 냄비의 찌든 얼룩과 집 안의 묵은 때는 무엇으로 지워야 할까?
작년부터 식초 건강법이 유행하더니, 이제는 자연주의 세제로서 식초의 역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금까지
사용했던 독한 합성세제 대신 인체에 무해한 안전 세제 식초를 활용해보자. 그릇, 냄비는 물론 주방과 화장실, 거실 등 집 안 구석구석을 말끔하게
해주는 식초의 놀라운 효과.
식초나 베이킹소다, 쌀뜨물, 밀가루 등으로 집 안을 청소하는 이른바 ‘내추럴 클리닝’이 요즘 선진국에서는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가운데 식초를 이용한 청소법은 식초가 산성이기 때문에 물때와 비누 찌꺼기 등 알칼리성 더러움을 중화시킬 때 더욱
효과적이다. 식초를 이용하여 청소할 곳은 먼저 주방이다. 특히 수도꼭지나 커피포트 등에 생기는 물때에는 식초가 큰 효과를 발휘한다. 커피포트나
물병처럼 속까지 닦기 힘든 용기는 뜨거운 물을 붓고 식초를 약간 넣은 다음 1시간 정도 두었다가 칫솔 등으로 닦아낸다. 알루미늄 냄비는 비눗물을
스펀지에 묻혀 닦아낸 다음 식초를 뿌려 헝겊으로 닦아내 마무리하면 반짝반짝 윤이 난다. 또한 싱크대 상판은 설거지할 때마다 닦아도 늘 물때와
얼룩이 져 있는데, 여기에 식초를 뿌리고 닦아내면 한참 동안 깨끗하고 윤기가 난다. 주방 타일도 식초를 뿌려 오염물을 불린 뒤 마른행주로
닦아내면 감쪽같다. 또한 생선이나 고기를 손질한 도마를 씻을 때 식초를 뿌려 닦으면 비린내와 누린내가 싹 없어진다. 쉽게 더러워지는 전기밥솥이나
토스터 등의 가전제품도 깨끗한 헝겊에 식초를 묻혀 닦아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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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가 몸에 좋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청소에도 유용한 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다. 강력한 합성세제처럼 식초가 한 번에 묵은 때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내추럴 클리닝’의 기본은 꾸준히, 그리고
조금씩! 오래된 물때도 식초를 이용해 여러 번 닦으면 조금씩 지워지는 효과를 볼 수 있으며, 가장 좋은 방법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식초로
청소를 하여 때가 뭉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식초가 때를 없애는 원리는 식초의 산성 성분이 때의 알칼리성 성분을 중화시키는 것. 그러므로
같은 성분인 구연산(건강식품 코너에서 구입)을 이용해도 효과는 마찬가지이다. 또 한 가지, 청소할 때 식초 냄새가 거북하다면 식초를 2~5배
정도 희석해서 사용하고, 에센스 오일을 두세 방울 떨어뜨려 향을 내는 것도 방법이다.
욕조와 세면대의 하얀 물때에도 식초가 훌륭한 천연 세제의 역할을 한다. 변기 주위와 변기의 앉는 곳, 비데의
노즐 등도 식초를 이용해 꾸준히 닦는 것이 가장 좋은 청소법. 그리고 마룻바닥이나 비닐장판을 닦을 때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식초를
스프레이하면서 걸레질을 해보자. 때를 잘 없애줘 청소가 훨씬 수월하며 바닥이 반짝반짝 윤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