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만 사귀었다 하면 오래가는 여자가 있다. 그 비결은 남자에게 편안함을 주는 것. 요즘 남자들은 여자에게서 위로받고 힘을 얻고 싶다. 2007년 남자들의 신 이상형, 편안한 여자가 되려면 이렇게 하라.

진정한 연애 고수는 양보다 질로 승부한다. K는 연애 좀 한다 하는 많은 사람들 중에 단연 최고의 연애 고수였다. 그녀는 지금껏 세 명의 남자친구를 사귀었는데 모두 3년 이상을 만나고도 헤어질 때는 남자들이 그녀를 놓칠 수 없다며 어찌나 매달리는지 도대체 그녀의 늪 같은 매력이 무엇일까 궁금할 정도였다.

 

K는 한 미모한다. 그러나 그렇게 연애마다 달리기로 치자면 오래달리기를 하는 이유는 단지 예뻐서가 아니다.

그녀의 연애에는 일종의 단계가 있었다. 1단계, 예쁘게 생긴 그녀에게 남자들이 접근한다. 2단계, 얘기를 나누다 도도한 외모와 달리 소박하고 털털한 성격에 매료된다. 3단계, 연애가 깊어지면서 그녀의 연애 스타일에 적응돼 다른 여자를 만날 수 없어진다.

대관절 그녀의 연애 스타일이 어떠하기에? 한마디로 K는 남자를 편안하게 해준다. 그녀는 예쁜 여자들이 남자친구에게 당연히 바라는 것들, 이를테면 야근하면 차로 집에 데려다주기 등을 하지 않아도 서운해하지 않을 정도로 마음이 넓다. 또 징징대는 투정을 애교라고 합리화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그녀의 진가는 남자친구가 곤경에 빠졌을 때 빛을 발한다. 그녀만의 직관력과 통찰력은 문제 해결에 실마리를 제공해 어려움에 봉착한 남자친구에게 큰 힘이 된다. 웬만하면 힘든 일이 있어도 누군가와 의논하거나 상담하지 않는 남자들의 성격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남자친구는 그녀에게 의지하게 된다. 그녀의 편안한 매력은 소극적으로 남자친구를 귀찮게 하지 않는 것과는 다르다. 남자에게 다가가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위로를 건네는, 적극적인 편안함이다. 연애기간 동안 그런 그녀의 편안한 매력을 누린 남자들은 그렇지 않은 여자와의 만남을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착하지만 뒤끝없고 순정적이지만 쿨한 K. 그녀의 매력에 빠진 남자들은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K는 그렇게 예쁘면서도 까탈 부리지 않고 나를 이해해줬는데 별로 예쁘지도 않은 H는 왜 이렇게 빡빡하게 구는 거야.’

또 다른 인기녀 Y. ‘핫 보디’의 소유자로 직장 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그녀의 연애사는 복잡했다. 그러나 처음엔 떡밥에 몰려드는 물고기처럼 그녀 주위를 맴돌던 남자들이 그녀와 만난 지 석 달쯤 되면 하나둘 멀어지기 시작해 Y는 결국 1년 이상 만난 남자가 없었다. 20대 초반에는 새로운 남자를 만나는 데 재미를 느꼈지만 어느덧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가 된 지금은 ‘소울 메이트’가 절실해졌다. 내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인생의 동반자. 남들은 잘 찾는 것 같은데 자기는 왜 유독 그런 남자를 못 만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토록 만나자고 조르던 남자도 연애 석 달 만에 대부분 자기에게서 떨어져 나가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는 Y였다.

연애란 영어 실력이 향상될 때처럼 간헐적으로 도약하는 순간이 있다. 도약의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선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몇 달째 토익 점수가 오르지 않는 시기를 견뎌내야 하듯이 연애도 그렇다. 주기적으로 둘 사이의 관계를 뛰어넘어야 할 때가 오는데 그때 뛰어넘느냐 헤어지느냐를 결정해야 한다. 남자의 입장에서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기준은 그녀가 편안한 여자인가 아닌가 이다. 3개월 정도가 바로 그 결정의 시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혈기 왕성한 남자와 여자가 만나 겪을 수 있는 일들을 대부분 겪고 난 후에는 단물 빠진 껌처럼 더 이상 씹어도 맛있지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설레임이나 자극보다는 안정감과 행복감을 줄 수 있는 사이로의 도약해야 할 시점에 남자는 그것이 가능한 여자와 그렇지 않은 여자를 판단하는 것이다. 그 판단에서 Y는 번번이 탈락을 당했다.

“편안한 여자를 만나면 당장 결혼할 수 있다. ” 비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것저것 재는 여자는 별로다. 편안한 여자가 좋다. ” 슈퍼 주니어의 김희철도 편안한 여자가 좋단다.

남자들은 여자의 예쁜 외모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금세 넘어간다. 그들이 원하는 건 분명 처음에는 여자의 외모다. 그러나 그것은 일시적일 뿐, 남자들이 궁극적으로 여자친구에게 원하는 건 편안함, 즉 모성이다. 남자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면서 한없이 믿음을 주는 것. 어릴 적 어머니에게서 받았던 무조건적인 사랑과 신뢰를 여자친구에게서 얻길 원한다. 어른이 될수록 퇴행하는 존재, 그것이 바로 남자이므로.

에디터=안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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