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고 명쾌한 말일수록 지키기 어렵다. 성경에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이 나온다. 당연한 말로 들리지만, 성경에 나오고 설교 때마다 강조되는 것은 그만큼 지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인류를 사랑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저 멀리 아프리카 동쪽에 살고 있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바로 옆집에 사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자신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밤마다 쿵광거리며 단잠을 방해하는 바로 윗집 이웃은, 사랑은커녕 증오의 감정을 누그러뜨리기도 힘든 상대다.

 

“한 우물을 파라.” 이 단순한 진리를 실천할 수 잇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억대 연봉자들의 공통점을 조사한 적이 있다. 말이 억대 연봉이지 우리나라 직장인 중 억대 연봉을 받는 사람들은 0.1%가 채 되지 않는다. 이들에게 중요한 공통점은 최소한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 한 우물을 판 사람들이라는 것이었다. 성공한 사람들은 이곳저곳 기웃거리기보다 ‘선택과 집중’을 잘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일 저일 하면서 성공하기에는 이 세상에는 너무 많은 경쟁자들이 있다. 그래서 기업 경영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는 것이다. 자신이 잘 할 수 있거나 경쟁 우위에 분야를 찾아서 거기에 집중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성공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런데 왜 ‘한 우물을 판다는 것’ 즉, ‘선택과 집중’이 힘든 것일까. 아마 선택의 다른 이름이 바로 ‘포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인가를 적극적으로 선택한다는 것은 다른 많은 것을 적극적으로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혼에 빗대어 생각해보자. 한 여성에게 프러포즈를 한다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는 그 외의 모든 여성을 포기한다는 의미다. 학교도 마찬가지고 직업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를 선택하면 다른 모든 것은 포기해야 한다. 포기가 힘들기 때문에 집중이 잘 안 되는 것이다.

어린이 경제 교육에서도 ‘선택의 문제’를 강조한다. 경제학 교과서에서 제일 먼저 언급하는 것 중의 하나가 자원의 희소성이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는데 반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자원에는 한도가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누구나 원하는 것을 원하는 만큼 가질 수 없다’는 말이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머리를 써야 한다. 보다 큰 만족을 얻기 위해서는 현명한 선택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경제학에서 가르치는 이론들 중에 많은 부분은 현명한 선택을 위한 논리들이다.

 

아이들에게 현명한 선택을 가르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어떤 것을 선택한다는 것은 다른 것을 포기한다는 것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어렸을 때 외출을 하면서 운동화와 장화를 둘 다 신겠다고 떼를 쓰는 일이 있다. 이런 경우 한 번에 하나만 신고 나갈 수 있으며, 한 가지를 선택하면 다른 것은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아이가 원한다고 아이에게 운동화를 신기고 부모가 장화를 들고 가다가, 아이가 장화를 신겠다고 하면 장화를 신겨주고 운동화를 들고 다니는 일은 아이를 망치는 일이다.

 

모든 교육이 그렇듯이 선택과 포기의 원칙을 가르치려면 아이에게 자주 선택의 문제를 접하게 해야 한다. 아동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생후 18개월에서 2살 정도의 어린아이들도 자신이 모든 것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이때부터 아이들에게 자주 선택과 포기의 문제를 경험하게 해야 한다.

 

아이가 무엇을 원할 때 아이에게 선택권을 준다. 아이들은 유모차를 탈 때 인형이나 장난감을 갖고 타려고 한다. 서너 개의 인형을 모두 데리고 가겠다고 한다. 여러 개를 가지고 가면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장난감을 가지고 갈 수 있게 해주는 대신 하나만 고르도록 한다. 나머지는 포기하게 해야 한다. 옷가지를 사러 갈 때도 아이에게 물건을 고르도록 한다. 아이가 여러 개를 사고 싶어해도 그 중 하나만 살 수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말하고 실천한다.

 

아이들이 선택을 원하지 않아도 선택의 규칙을 따르게 해야 한다. 중국집에서 음식을 시켜 먹을 때 ‘자장면을 시킬까, 짬뽕을 시킬까?’ 묻는다. 아이가 ‘자장면도 먹고 싶고 짬뽕도 먹고 싶다’고 해도 두 가지 모두를 해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한다.

 

현명한 선택을 위해서는 선택을 하기 전에 어느 것이 유리한지 신중하게 생각을 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 후회를 한다고 해도, 어른들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해주지 않아야 한다. 자장면을 먹고 싶다고 시킨 아이가 부모의 짬뽕을 보고 마음이 바뀌어 바꾸자고 해도 들어주지 않아야 한다.

 

부모가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준다면 그야말로 잔치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셈이 된다. 하지만 잔치는 끝나기 마련이다.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삶이란 없다. 성인이 되면 한 가지를 선택하고 집중해야 한다. 여러 가지 재능이 있어도 하나의 직업, 하나의 직장에 대해 만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머지를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아이들에게 선택을 가르치는 것은 적극적인 포기를 가르치는 것과 동일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출처 머니투데이]

 

출처 블로그 > 아이와 친해지기 위한 공간
원본 http://blog.naver.com/kidzine/8002486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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