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나는 캠퍼스커플로 만나 3년 교제 끝에 결혼을 했다.

시댁의 복잡한 가정사로 인해 결혼당시 시댁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기에 남편의 결혼자금은 본인이 수년간 직장 생활을 하며 모아 놓은 3천만원이 전부였다.

다행히 친정에서 얼마간 보태주시고 그동안 내가 직장생활을 통해 번 돈을 합쳐 8천만원짜리 전셋집을 마련해 그렇게 소박하게 새출발을 했다.

그리고 나이 39세..결혼 12년차에 접어든 지금...7억정도의 자산을 모았다.

강남서초자이 30평대 아파트 한 채도 살돈이 안되니 많이 모았다고 내세우기도 민망하지만 지난 12년동안 살아온 과정을 가만히 되짚어보니 나름 치열하게 살았다 싶은 것이 감회가 새롭다..

 

 

나의 경우 목돈마련을 위해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 무엇인가...경험에 비추어 돌이켜 보면 크게 네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첫째는 절약이다. 참 진부한 말이지만 월급쟁이로 뻔한 수입을 가진 우리가족에게 있어 재산증식에 이보다 더 일등공신은 없었다고 단언한다.

나는 이제껏 단 한번도 명품가방이나 명품 옷을 사 본적이 없다.

명품옷은 고사하고 메이커 옷조차도 세일이 아닌 정상가격에는 사본 적이 없다.

남편도 허세라고는 전혀 없는 성격이라 11년이나 된 소형승용차를 이제 정들어 못 보낸다며 애마처럼 타고 다닌다.

다행인 것은 둘다 사고 싶어도 절약하려고 참는 것이 아니라 별로 명품옷이나 고급차에 관심이 없다.

통신비, 전기세, 유류비등의 절약 아이디어가 기사로 나오면 프린터해서 냉장고에 붙여두고 당분간 수시로 읽어보며 실생활에서 실천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습관화 되어 생활비 절약에 큰 도움이 되었다.

1500원당 가장 포인트 적립이 많이 되는 씨티은행 항공마일리지 카드를 주카드로 사용해서 무료항공권으로 제주도 여행도 가고 GS칼텍스 신한카드를 사용해 리터당 80원씩 유류비를 절약했다.

핸드폰 통신사를 가족끼리 통일해 가족간 통화시 50% 할인은 물론 패밀리멤버쉽카드로 1년에 6번 공짜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중고장터 등에서 아이 도서 구입하기 등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절약 방법을 동원해 절약하며 살았다.

 

둘째로 다양한 재테크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결혼하고 처음 4년 정도는 둘이서 맞벌이를 통해 저축을 했다.

남편이 번 돈 전부와 내가 번 돈의 일부를 꼬박꼬박 몇 개의 적금통장에 부었다.

적금을 부을 때마다 통장에 늘어나는 잔고를 보는 기쁨이 매우 컸던 시절이었다.

결혼하고 채 1년이 되지 않아 imf가 터졌는데 대기업에 다니고 있던 남편의 월급이 자그마치 20%나 삭감이 되었다.

나는 투잡은 힘드니 그러지 말라고 극구 말렸지만 남편은 삭감된만큼의 월급을 채워야한다면서 근무가 끝나면 대치동 회사 근처에 있던 아파트에 가서 과외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곤 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성실하고 고마운 남편이다..

적금이 모아지면 1년짜리 예금에 다시 가입하고 새로운 적금을 들고...그야말로 종잣돈을 모으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투자방법이었다.

그렇게 적금과 예금상품으로 자산을 모으다 보니 거의 1억 3천만원 가량의 목돈이 생겼다..

 

당시 직장에서 친한 언니가 주식으로 큰 돈을 벌었다고 자랑을 했다..

직장에서 볼때마다 어찌나 주식 이야기를 하던 지 나도 주식투자에 호기심이 들어 200만원 정도로 재미 삼아 대한항공을 샀다.

그런데 몇일만에 수익률이 거의 10%이상이 나 있었다.

당시 1년 예금이자가 5%인가 그랬으니 그동안 은행에 적금과 예금만 들어온 내가 바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이렇게 우연히 주식과 인연을 맺게 되었는데 그 즈음 남편은 근무처가 지방으로 발령이 나서 지방으로 이사를 오게되었다.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심심하던 차에 본격적으로 시작한 주식은 처음 몇 달은 재미를 주더니 장이 꺽이기 시작하면서 원금에 큰 손실이 발생했다.

손실을 만회하고자 예금이 만기되는대로 추가로 넣은 주식자금은 거의 8천정도로 불어 났고 결국엔 5천정도 밖에 안 남는 상황까지 와 버렸다.

그 당시 목에 커다란 이물질이 걸려 있는 것 같은 증상으로 병원에 갔더니 신경성후두염으로 정신과를 연결해준다고 해서 놀라 돌아 나온 적도 있다.

암튼 이런 과정을 거쳐 본격적으로 주식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만의 투자법을 찾아냈다. 투자법은 철저히 기본적분석을 통한 저평가주를 매수하되 추후 실적이 급격하게 호전될 가능성이 있는 종목만 선별해 투자하는 것이었다.

또한 종목은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싸구려 잡주도 아닌 업종에서 어느 정도 선도력을 가지고 있으나 시장에서 주목 받지 못해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는 것들이었다.

종목을 매수하려면 그 종목의 과거 5년정도의 영업실적과 순이익을 분석하는 것은 물론 전환사채나 주식보유지분현황 등등 앞으로 주가추이에 영향을 줄만한 것들을 빠짐없이 분석하려고 노력을 했다.

종목분석을 하다 잘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나 집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생기면 주식담당자에게 통화를 해서 반드시 확인과정을 거쳤다.

당시 주식담당자는 내 목소리만 들어도 어디사는 분이시죠? 할 만큼 악착같이 회사정보를 정확히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5천 밖에 남지 않은 돈은 결국 거의 만 2년동안 2억 6천정도로 불어 났다.

수익 중 반은 스켈핑으로 수익 중 반은 몇 개월에서 반년씩 묻어두는 투자법으로 불린 것이다.

구체적으로 나만의 투자기법을 설명하자면 그것만 가지고 한시간을 설명해도 시간이 모자라다.

주식을 하는동안 느낀 것은 돈은 벌었다지만 잃은 것이 많다는 것이었다.

일단 세상만사 모든 것이 걱정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간밤에 미국주가를 들춰볼 때의 초조함..북한의 작은 움직임에도 가슴이 콩닥콩닥..벌어도 꼭지에 못 팔아서 속상하고 손해보면 손해봐서 속상하고..건강에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인 데 감정의 기복이 하루종일 심하고 마음이 편칠 않았다.

스켈핑을 하다보면 초긴장 상태라 화장실 가는 때를 놓쳐 방광염에 걸릴 정도였으니 참 사는게 말이 아니었던 시절이었다.

 

이런저런 이유들이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삶의 질을 위해 주식을 끝냈다.

남편 혼자 외벌이로 한달고정수입은 줄었지만 주식으로 불린 돈과 그동안 예금해둔 돈을 합치고 보증금을 더해서 4억 5천짜리 상가를 하나 구입했다.

그 상가로 이런저런 세금을 제하고 한달에 300만원 정도의 월세를 받았다.

월세는 고스란히 적금으로 저축을 하고 남편월급 중 일부도 적금에 부었다. 그렇게 3년 가까이 유지하다 매도를 했다.

상가라는 것이 환금성에서는 다소 떨어지는 감이 있어 다른 투자를 위해 매수자가 나왔을 때 매도를 한 것이다.

그후 다른 투자처를 찾았는데 주가도 부동산도 너무 높은 수준이었기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작년 한해..그리고 올해 1년 더 저축은행에 예금을 해둔 상태이다.

현재는 경공매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중이다..

머지 않아 때가 올 것 같다는 예감 때문이다.

늘 다양한 재테크의 방법을 공부하고 기다려야한다.

남들이 재테크는 주식이 최고야 인식할 때는 이미 주식은 꺽이기 시작하고 부동산이 최고야할 때는 부동산이 꺽이기 시작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리 준비하고 기다렸다 들썩거리는 것이 감지되면 무릎정도에서 감지하고 잡아채야한다.

보험도 제테크의 중요한 부분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목돈이 나가는 것을 막아주어 인생플랜이 계획대로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안전망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족의 경우에는 가족이 모두 실손보험과 암특약을 포함한 건강보험에 각각 하나씩 가입해두었다.

소득공제를 위해 세제적격인 연금저축도 공제한도에 맞춰 불입하고 있다.

 

세째로 세테크다.

재테크중에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세테크라고 말할 것이다.

어찌나 복잡한 지 아예 국세청사이트를 즐겨찾기에 올려두고 심심하면 한번씩 가서 이것저것 읽어본다.

보면 볼수록 역시 어렵다.

탈세는 범죄다. 하지만 절세는 정당하게 자신의 재산을 지키는 방법이다.

한예로 내가 만약 전에 상가를 구입할 당시 남편의 이름으로만 구입을 했다고 가정하자.

연봉에 월세수입까지 하면 남편은 5월 종합소득세 신고시 세금폭탄을 맞게 된다.

알다시피 우리나라 세금제도가 누진과세기 때문이다.

대신 공동명의로 하게되면 고세율이 적용되지 않기에 세금이 훨씬 줄어든다.

이것은 하나의 실례일 뿐이고 정말 많은 경우 잘 몰라서 절세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금융소득종합과세..나중에 세제적격연금 상품의 연금개시 후 세금문제..등등..미리 알아두고 대비할 것들이 무척 많다.

집에 반드시 절세관련 책을 두 세권 챙겨두고 심심할 때 읽어보면 나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넷째 저축 상품들을 정확히 파악하자.

사실 내가 자산을 불린 방법 중에 주식이나 부동산의 비중도 크지만 이것은 그만큼 리스크가 큰 방법이다.

한마디로 운도 무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부지런히 발품을 판다거나 정보를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얼마든 지 원금에 손실이 갈 수 있는 위험한 투자법인 것이다.

그만큼 투자성향이 안정성 위주인 사람들은 저축상품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보수적인 분들을 보게되면 좀 답답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심지어 시중은행도 불안하니 우체국만 이용한다는 사람도 보았다.

원금보장이 된다면 무조건 1%라도 더 주는 은행을 찾아야한다.

물론 2금융권에서는 옥석을 가려야한다.

내 경우에는 옥석을 가리기 위해 2금융권의 리스트를 만들어 비교분석을 표로 만들어 놓았다.

여기에는 bis비율이나 고정이하여신비율 같은 가장 기본이 되는 것부터 pf대출비율..pf대출의 연체율..자산..자기자본이익률 유동성 등이 모두 포함된다.

또한 수년간의 영업추이를 살펴 영업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안정성있게 유지되고 있는 지도 살펴본다.

파산하는 저축은행들의 경우 1년 갑자기 실적이 나빠져서 파산하는 경우는 없다.

서서히 실적이 줄어들다 대주주의 불법대출 문제가 불거지면서 파산선고가 내려지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러니 제 2금융권도 철저하게 재무재표를 파악했으면 너무 겁먹지 말고 예금자보호가 되는 한도에서 고금리 상품을 이용해보길 권한다.

또 한가지는 비과세상품이나 세금우대 상품등 절세가 가능한 상품들에 가입하면 좋다.

다만 보통 절세가 가능한 상품들은 그만큼 금리자체가 낮은 경우가 많으므로 최종수령액을 기준으로 실수령액을 따져봐야한다.

내 경우에는 지난 연말 8%대의 정기예금, 정기적금, 자유적립식적금에 가입해 둔 상태다.

올 1월과 2월에 만기가 되는 예금은 미리 예금담보대출을 받아서 고금리일 때 예금상품에 가입해두었다.

그후 예상대로 1-2달 사이에 급격하게 금리가 하락했는데 확정금리인 자유적립적금상품에 가입을 해두어서 만기까지 생기는 모든 여유자금이 8% 고금리를 받게 되니 이자율이 아무리 떨어져도 아쉬움이 없다.

카드비나 공과금 보험등의 자동이체 결제일을 모두 월급날과 그 다음날로 잡아 놓았기에 월급 다음날까지 일체의 비용이 다 빠져 나가고 나면 다음 월급날까지 통장에서 나갈돈은 갑작스러운 경조사비나 소소하게 쓰는 현금얼마정도다.

대부분의 소비는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결제는 다음 월급일 이후가 되기때문이다.

그래도 혹시 몰라 수시로 입출금 할 수 있는 예비비로 통장에 100만원정도를 남겨두는 데 전에는 hsbc다이렉트통장에 넣어두었으나 요즘 금리가 많이 떨어져 현재는 연 4%를 주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e알프스 보통예금에 넣어두고 있다.

 

 

사실 돈은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억만금이 있어도 쓰지 않는 돈은 종이에 불과하니 말이다.

악착같이 모아야 노년이 편안하다지만 노년이 인생이라면 젊은 시절도 똑같은 인생이다.

문뜩 전에 친정엄마께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엄마가 친구분들과 계모임에서 유럽여행을 다녀오셨다.

관광지에 도착해서 구경을 해야하는 데 힘들다고 내리지도 않고 버스에 계신분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젊은 시절 돈 모아 세상구경좀 하려고 했더니 몸이 말을 안 듣는 것이다.

늙으면 입맛도 잘 몰라서 맛있는 것을 먹어도 젊은 시절처럼 그 맛을 잘 모른다고 한다.

낭비는 노년에 무서운 재앙을 가져오지만 자신의 삶의 질을 위한 적당한 소비 또한 저축이라고 생각한다.

모네타에서 목돈마련노하우 이벤트가 있다고 해서 나도 한번 써봐야지 했는데 쓰고보니 장황하기만 하지 별 도움이 되는 것 같지도 않아 민망하다.

모네타에 오픈해둔 내집에 가보면 몇가지 글이 올라와 있다.

다들 아는 지식일 수도 있고 도움을 받았다는 글을 남겨주신 분도 있다.

재테크라는 것이 시행착오를 거쳐 후회하는 부분도 있었기에 시간이 나는대로 한 두가지씩 테마를 정하고 글들을 올려볼까 한다.

내 글을 읽은 분들 중에 한분이라도 투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면 보람있는 일 아닌가..

요즘 경기가 너무 안 좋아서 힘든 분들이 많으실 것이다.

따스한 봄날과 함께 하루 빨리 한국경제에도 따스한 볕이 비추길 기원해본다.

 

닉네임:기다림34(k3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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