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는 ‘원칙 無’ 승자는 ‘원칙 有’
7가지 고전에서 배우는 따뜻한 경영 이야기

 

내 마음이 '생각대로'가면 군고구마↑ '되는 대로' 가면 독고다이↓


서비스란 무엇인가. 그것은 한 마디로 '쇄소응대(灑掃應待)'를 말한다. 물 뿌리는 일, 마당 쓰는 일이 '쇄소'이고 손님을 맞이하거나 주문 받는 방법 등이 '응대'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랬던가. 음식점에서 심심찮게 붓글씨로 적힌 '서비스 정신(灑掃應待)'을 만나게 된다. 이는 반갑다. 원칙을 지키는 모습에서 첫 인상이 좋게 느껴져서다.

 

가훈이 적힌 원칙을 지키는 노력이 없다면 집안 꼴이 하루아침에 잘 돌아갈 수 없다. < 500년 명문가의 자녀교육 > (저자 최효찬)이란 책에서는 "한 사람의 재능만으로 명문가를 탄생시키기란 불가능하며, 몇 대를 거쳐 정신과 철학이 이어져 가풍으로 자리 잡을 때야 가능한 일이다"라고 지적 했다.

여기서 '한 사람'은 독고다이와 다를 바 없고, '몇 대를 거쳐'는 군고구마와 뜻이 묘하게 합쳐진다. 나머지 내용을 책은 이렇게 적고 있다.

명문가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중략) 한 언론사가 뉴저지대학(현 프린스턴대학)의 총장을 지낸 조나단 에드워드 가문과 같은 지역에 살고 있는 맥스주크 가문을 비교, 조사한 적이 있었다.
에드워드는 12세 때 예일대에 입학해 17세에 최우등으로 졸업한 천재 설교가로 미국 역사상 큰 영향을 끼친 개혁 신학자였다.
에드워드 가문은 20세기 후반까지 14명의 학장, 100명의 대학교수, 100명의 변호사, 30명의 판사, 60명의 의사를 배출했다. (중략) 반면에 맥스주크 가문은 300명의 극빈자, 60명의 도둑, 130명의 유죄 판결을 받은 범법자, 그리고 55명의 성적 강박관념의 희생자를 낳았으며, 겨우 20명만 직업교육을 받았는데 그것도 10명은 감옥에서 받은 것이다.
이 언론사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무엇 때문인지 두 가문을 분석해 보았다. 결과는 다름 아닌 원칙의 유무였다. 대대로 이어지는 가문의 원칙이 존재하느냐의 여부에 가문의 흥망이 달려 있었던 것이다.
조나단 에드워드 가문은 기독교 신앙과 함께 '절대 남을 비방하지 말라' '함께 기도하자' 등의 5가지 원칙이 있었다. 이에 반해 맥스주크 가문은 원칙도 없이 되는 대로 살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325~326쪽, 최효찬 지음, 예담 펴냄)

그렇다. 원칙도 없이 대충대충 '되는 대로 장사하는 음식점'이 성공하는 것을 여태 필자는 본 적이 없다. 3년 이상, 그리고 10년을 넘게 한 곳에서 음식 장사로 성공한 창업자를 살펴보면 나름 고집하는 원칙이 있게 마련이다.

고객이 없는 것을 탓할 게 아니다. 잘못된 경영 원칙 때문에 매출이 줄어드는 것을 반성하고 깨우쳐야 한다.

10명 중 6명 이상이 맛에서 만족하는가, 그리고 서비스 원칙에 단 한 가지라도 소홀했거나 이상한 점이 없었는가, 뛸 듯이 고객을 반기는가, 아니면 주머니가 부담스럽다는 말도 없이 하나 둘씩 외면하기 시작하는가.

가격은 비싸고, 맛도 없고, 서비스가 엉망이면 지속될 수 없다. 와르르 헐값에 손해로 무너지게 마련이다. 고전 < 대학 > 전 7장(傳 7章)에는 다음과 같은 명언이 등장한다. 이는 음식점 경영자라면 가훈으로, 원칙으로도 삼을 만하다.

심부재언, 시이불견, 청이불문, 식이부지기미(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基味)

마음이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으며,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먹어도 그 맛을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사랑하는 마음'이 있을 때 애인과의 관계는 무릇 하나도 불편할 게 없다. 상대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잘 응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혼으로 맺어진 관계가 되면 '사랑하는 마음'이 사라진다. '소유하려는 마음'이 생겨나서다. 이게 문제다. 그렇기에 상대가 원하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한다. 상대를 서운하게 만든다. '사랑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고객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을 때'는 완전 다르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바라는지 잘 보인다. 잘 들린다. 그 덕분일까. 고객은 만족한다. 감동한다. 그러나 고객이 일단 단골로 변하면 관계는 어떠한가. 단골이기 때문에 불만도 직접 터뜨리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를 무시한다. 전혀 경청하지 않는다. 다툼이 생기는 이유다. 그렇기에 헤어진다.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다.

'배려'와 '경청'이 있을 때 고객은 단골이 된다. 하지만 이게 없다면 고객은 애인처럼 하루 아침에 떠난다. 애인처럼 단골을 관리해야 매출이 늘어나는 법이다.

그럼에도 마음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 그리하여 머지않아 '단골(손님)'을 놓친다. 경쟁자에게 빼앗긴다. 이는 '남'처럼 내가 응대했기 때문이다. 괜스레 단골이라 안심하고 '마음이 들떠서 건성으로 상대를 대하는 것'은 아닌지 수시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용태 삼보컴퓨터 창업자를 보자. 그는 한국 IT업계의 신화를 일군 바 있다. 재령 이씨 영해파 운학 종가의 인물로 "지고 밑져라"는 할아버지의 가르침을 기업 경영에 적용해 재미를 보았다고 책에서 고백한 바 있다.

"할아버지는 항상 자신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어릴 때 동네 아이들에게 맞고 들어오면 칭찬을 해주셨고 반대로 때리고 들어오면 크게 혼을 내셨어요.
할아버지는 이유를 설명해 주지 않으셨지만 남을 해치지 않는 인간관계를 염두에 두셨던 것 같아요.
다만 그런 어려운 개념을 일일이 설명하는 것보다 나중에 스스로 알도록 했던 거죠. 할아버지의 가르침은 제 평생의 이정표였고 기업 경영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대원칙이 되고 있어요." (같은 책, 84쪽)

그렇다. '남을 해치지 않는 인간관계'야말로 '군고구마'가 추구하는 바다. 그리고 부자가 될 수 있는 비결이 되는 셈이다. 또 있다. 이용태 창업자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세상을 살아가려면 혼자서는 되는 일이 없어요. 다른 사람과 협동해야 하는데 남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베풀 줄 알아야 합니다. 그때그때 짧은 시간으로 보면 손해가 될지 모르나 한평생을 놓고 보면 그게 가장 현명한 처사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같은 책, 94쪽)

혼자서 되는 일은 없다. 그러면 독고다이가 될 수밖에. 하지만 '다른 사람과 협동'을 하거나 '남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라는 마음이 생겨나면 '내가 먼저 베푸는 것'이 장기적으로 손해나는 짓이 아니란 걸 깨우치게 된다. 그러니 기쁘다.

기업 경영도 음식점 장사도 마찬가지다. '짧은 시간'에 승부해서는 되는 일이 없다. 오히려 '장시간'을 놓고 보아야 한다.

더욱이 '혼자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상대와 함께 하려고 할 때'가 진정 부자로 살 수 있는 길이다. 이즈음이 부자가 되는 타이밍이자 찬스다. 역시 그렇다. 마음이 있어야 세상이 잘 보인다. 잘 들린다. 진짜 살맛난다.

(출처:http://media.daum.net/economic/employ/view.html?cateid=1040&newsid=20100420170405017&p=er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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