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인들의 연애는 지극히 공식적으로 시작해서 공식적으로 끝을 맺는다.

물론 세부적으로는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다음 과 같은 큰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대개 한국 연인들의 연애의 시작은 남자가 여자를 쫓아다니는 것부터 시작한다. 남자는 서서히 좋아져가는 여자와 달리 첫 눈에 반하면 그 순간 사랑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 남자는 친구와 일을 제쳐두고, 오직 그녀에게 올인을 하게 된다. 다시 말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서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것.

.반면 여자는 아직까지 불안하다. 그가 맹목적으로 자신을 쫓아 다니지만 그의 마음이 진심인지 의심스럽고, 아직 그를 잘 모르 는 상황에서 섣불리 그의 마음을 받아주기가 두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튕겨도 보고,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해보기도 한다. 그러다 결국 그들은 연인이 된다.

그리고 어떤 연애든 시작은 화려하듯 그들도 행복한 나날들을 보낸다. 이 때만큼은 서로가 함께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행복한 시기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또 서로에게 보다 많은 것을 허용할수록 입장은 서서히 뒤바뀌게 된다.

연애를 시작할 때와는 달리 이제는 여자가 남자를 쫓아다니게 되는 것이다. 그는 더 이상 처음 연애 때의 적극성과 열정을 잃었 다. 이미 자신의 여자라는 확신이 든 상태고, 그 전에 보이지 않던 친구와 일이 보이고, 그녀의 단점 또한 서서히 눈에 띄기 시 작한다. 그 때문에 점점 그녀에게 소홀하게 되고, 관심을 잃기 시작한다. 그래서 그녀는 항상 불안하다. 혹시 그의 마음이 변한 것은 아닐까 의심하기도 하고, 그 때의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그래서 더 큰 사랑을 보여주지만 그의 반응은 예전 같지 않다. 그렇게 미적거리는 관계를 지속하다가 결국 남자는 바람이 나거나, 사랑이 식었다는 이유로 그녀를 떠나게 된다. 요컨대 남자가 쫓아다니는 것부터 시작해 결국 여자가 쫓아다니다가 파국을 맞는 연애. 이것이 바로 한국 연인들의 연애 공식이다.

물론 모든 연애가 이 공식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연애 도중 긴장을 늦추지 않고, 끊임 없이 자기를 계발하거나 적당히 밀고 당기기를 병행한 사람이라면 오랫동안 별 탈 없이 사랑과 연애 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단지 사랑하는 감정만 믿고,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면 이 공식대로 흘러가기 마련이며, 그렇게 사랑도 끝나게 된다. 단지 사랑했던 시간만을 믿지 마시길.

 

출처:<송창민의 연애의 정석>[AM7]남녀관계 ‘영원한 사랑’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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