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고사> 강태공이 낚은 것은?
데일리안을 통해 처음 공개하는 낚시이야기 <1>

 

강태공에 관한 일화 중 ≪설원(說苑)≫에도 재미있는 고사가 있다.

강태공이 나이 칠십에 위수(渭水)가에서 낚시를 했는데, 사흘 밤낮을 해도 바늘을 무는 물고기가 없었다. 강태공이 화가 나서 옷과 모자를 벗어 제쳤다. 위쪽에 독특한 모습의 농부가 있다가, 강태공에게 말했다.
“이보슈, 다음에 낚시할 땐 가는 낚시줄에 향기로운 미끼를 달아 물고기가 놀라지 않게 살짝 천천히 던져보시우!”
강태공이 그의 말대로 했더니 처음에는 붕어, 다음에는 잉어가 낚였다. 물고기의 배를 갈랐더니 쪽지가 나왔는데, 그 쪽지에 “여망이 제나라에 봉후가 된다.(呂望封于齊)”고 적혀 있어, 강태공이 기이하게 여겼다.

이글은 강태공이 제왕齊王으로 봉해질 수밖에 없다는 운명론적인 요소를 첨가했는데, 필자 같은 평범한 낚시꾼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범상치 않은 모습을 하고 있던 농부의 말이다. 낚시를 할 때는 가는 줄, 향기로운 밑밥, 물고기가 놀라지 않게 낚싯대를 천천히 던지라는 말은 낚시꾼에게는 명심해야할 법칙과도 같은 말이다.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는 법, 고기 하나 없을 것 같은 낚시터에서도 월척을 끌어내는 사람도 있으니, 날씨탓, 낚싯대탓, 미끼탓, 남 탓만 하지 말고 스스로를 한번 돌아보는 것은 어떠한지? “능서불택필(能書不擇筆 : 재주좋은 사람은 도구를 가리지 않는다)”이란 말도 있지 않던가?


각설하고, 오늘날의 세상과 강태공이 살았던 세상은 엄청난 변화와 차이가 있음은 당연하다. 빈 낚싯대를 드리웠던 멋들어진 이야기에 필자가 비록 딴지를 걸긴 했지만, 강태공의 낚시 끝에 좀더 풍류넘치는 사연이 깃들여져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매한가지이다.

때문에 각박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 빠져 허우적댈수록 세월을 낚았다던 강태공이 더욱 부럽기만 하다. 천하를 낚은 강태공이 부러운 것이 아니라 한적한 시내물 속에 낚시를 담글 수 있는 여유 있는 마음이 부럽지 않은가?! 좋은 계절, 자신과 타인을 위해 밤낮으로 노력한 심신을 위해 시간 좀 내 보지 않으시겠는가?

낚으시던 낚이시던... 자신의 마음을 낚던, 세상을 낚던, 낚시터로 가던 길가에서 마주친 야생화에 낚이든, 낚시터에 피어오르는 아침 안개에 낚이든, 낚시대가 드리워진 저녁놀에 낚이든, 비릿한 물내음에 낚이든…

 

원본출처:http://www.dailian.co.kr/news/n_view.html?id=8813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