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날짜를 잡아놓고 열심히 신혼집을 보러 다녔습니다.

 

적당한 집도 두어달만에 만났습니다.

 

없는 돈에 시작하느라

 

월세도 가급적이면 줄이고 싶어서

 

보증금을 이천을 올리고 월세를 이십을 깎았습니다.

 

그러느라 삼천정도를 대출을 받아야 했습니다.

 

계약금을 걸고

 

잔금치르는 날짜에 잔금을 치르기 위해 부동산엘 갔습니다.

 

분명히 은행에서는 잔금치르는 그날 아침까지도 그리고 은행업무가 마감되기 직전인

 

3시 50분까지도 대출이 가능하다며 (참고로 제 1금융권 국*은행입니다) 삼십분 내로 입금해주겠다고

 

담당자가 그랬었습니다.

 

제가 들어갈 집에서는 다른곳으로 이사가기 위해 짐을 빼고 있었고

 

집주인과 저는 은행에서 대출금을 입금해주면 그 돈을 찾아서 이사가는 사람에게 내주기 위해

 

아예 은행 ATM 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람 피를 말리는 은행..

 

계속 입금 한다 한다 하더니

 

5시 30분쯤 대출이 불가하다 전화한통 하더군요.

 

..

순간 머릿속이 텅비고 하늘이 깜깜해졌습니다.

 

당장에 삼천을 구할 수도 없었습니다.

 

사색이 된 제 얼굴을 보고 집주인 아주머니도 부동산 아주머니도 뭐라고 닥닦하시기는 커녕

 

" 사람이 거짓말 하나. 돈이 거짓말 하지" 이러시면서

 

주인아주머니가 본인의 마이너스 통장에서 천을 빼시고 제가 당장 융통할 수 있는 오백을 더해 천오백으로

 

이사가는 사람에게 쥐어주면서 남은 금액은 이틀후까지 주겠다 달래서 이사를 보냈습니다.

 

다행스럽게 이사가시는 분도 이해해주셨습니다.

 

..부동산에서의 세시간이 지옥이었습니다. 죄송하다는 말밖엔 할말도 없었습니다.

 

다음날 여기저기 융통해서 삼천을 마련했고 집주인 계좌로 보내면서 감사하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잔금치뤘다는 영수증을 받기 위해 집주인에게는 과일 한상자 들고가서 정말 감사했다고 인사드리고

 

부동산 사장님께 드릴 음료수 한상자 사들고 주인아주머니와 함께 부동산으로 향했습니다.

 

"마음고생 심했지?"라며 웃으면서 반겨주시고 복비를 드려야 하는 저 대신에

 

봉투를 내미시더군요. 뭐냐 여쭸더니

 

"결혼식에는 못갈테지만 미리 내는 축의금이에요. 적은 돈이니까 받아요"라며 이미 준비해놓은 봉투를 주시더군요.

 

그리고는 만원을 제게 달라시더니

 

그 돈을 집주인 아주머니께 건네 드리며 "그날 집주인도 마음고생 심하셨으니까 이돈으로 오늘 점심 사드시라고 드리자구요.괜찮

 

죠?"라고 하시는데 제가 괜찮지 않을리가 있나요.마이너스 통장에서 천만원 빼신 이자도 어찌 갚아드려야 하나 고심하던

 

차였는걸요..

 

저도 복비에 오만원을 더해서 드렸습니다.

 

그리고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는 마구 눈물이 나더라구요.

 

부동산을 나와서 부동산 아주머니께서 주신 봉투를 열었습니다.

 

정말 단돈 만원이라해도 금액의 문제가 아닌 마음때문에 감사하다는 생각뿐이었는데

 

놀랍게 만원짜리 석장과 정성스럽게 쓴 편지가 있었습니다.

 

"두분의 몸과마음이 하나됨을 축하드립니다. 이 세상에 서로를 배려하는 '사랑의 마음' 하나면 늘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아름다운 세상을 두분의 사랑의 무지개 빛으로 더욱 멋지게 가꿔가 보세요. 결혼을 축하드립니다."라고   

 

친필로 정성껏 쓴 내용의 편지..

 

식도 올리지 않은 상태에서 가장 처음 받은 축의금..

 

청첩장도 내밀지 않은 상태에서 받은 축의금과 정성담긴 편지..

 

부동산에서 걸어나오면서 내내 감동과 벅찬마음에 부르르 떨며 눈물이 나더라구요.

 

이래서 아직 세상이 살만한가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요....

 

아.....글을 쓰는 내내도 가슴에 뜨거운 물이 차오르네요.....

출처 : 뷰티풀웨딩-Daum결혼동호회
글쓴이 : null 원글보기
메모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