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석간 종합일간지' 아시아투데이]
[아시아투데이=홍성율 기자] 극심한 취업난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취업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킨 인물이 있다.
온라인 리크루팅 업체 ‘잡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김화수(40) 대표이사 사장이다.
그는 몇 수 앞을 내다보는 탁월한 안목과 창의적 사고로 업계를 평정하며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
격식을 버린 끊임없는 소통과 집요한 근성으로 일궈낸 그의
성공 스토리에 대해 들어봤다.
-회사를 설립한 계기는.
“대학교 3학년 때 직업에 대해 고민하다 해외시장 조사를 온라인으로 대행하는 일과 회사가 있다는 걸 발견했다. 고객이 원하는 자료를 찾아 리포팅 해주는 일이었는데 분야에 따라 일하는 패턴이 달라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 당시는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은 시기라 정보 하나 얻는 데 100달러, 프로젝트 하나에 몇천 달러가 들었다. 무료로 각종 해외 데이터를 공개하는 곳을 찾으려 인터넷에서 법률과 특허, 무역정보 등을 샅샅이 뒤졌다. 그 결과 의외로 많은 정보원이 제공되는 것을 발견하고 혼자 아는 게 아까워 ‘인터넷 정보검색의 마지막 노하우’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출판을 계기로 사설 학원에서 일반 기업체를 대상으로 정보기술(IT) 온라인 검색 강의를 했다. 책을 내고 강의를 나가면서 이 분야의 전문가로 보이니까 기업에서 의뢰한 프로젝트도 맡게 됐다. 맡은 프로젝트를 여럿이서 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창업으로 이어졌다.
IMF가 시작된 1997년 말 회사생활을 하며 마음에 맡는 동료와 웹에이전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납품 대금을 못 받는 등 영업에 집중하는 성향과는 맞지 않다고 판단해 서비스를 주력하는 사업으로 선회했다. 실업자가 200만명에 육박하는 시기인 만큼 일자리와 인터넷을 키워드로 연관지었다. 이 같은 키워드로 적합한
사업 아이템을 찾다 보니 잡코리아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정장 입은 직원이 보이지 않는다. 회사 분위기가 자유로워 보이는데.
“직원 평균 연령이 32세 정도로 낮은데다 이 분야의 일이 B2C(
Business to Customer)이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기업에 세일즈하는 일 외에 외부 업무나 미팅이 그리 많지 않다. 자연스레 회사 안에서 자유롭고 편하게 일하는 분위기가 안착했다. 정장을 차려입어야 하는 등 복장에 대한 규정 자체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가 적극적인 소통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본다.
일반적으로 임원은 바로 아래 직급인 팀장과 소통하는데 그치지만, 우리는 두 단계를 넘나들며 소통하는 것을 강조한다.
임원들도 과·차장과 함께 소통해야 한다. 이 때문에 중간에서 조율하는 팀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되면 팀장의 의사결정 권한이 임원보다도 더 많아진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탄탄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얼핏 보기에 자유로운 분위기만 조성될 것 같지만 긴장도 필요하다. 사장이 직접 소통에 나서기 때문에 실무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이다. 자유로움과 긴장감이 공존하는 커뮤니케이션 체제가 아닌가 싶다.
대표든 말단직원이든 혜안을 가지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혜안을 가지려면 큰 그림이나 조감도만 보면 나오는 게 아니라 세부 사항까지 봐야 한다. 격식을 따지거나 윗선 사람만 만나면 어떤 사건이나 사물, 행위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소통이 불가능하다.
본질을 파악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한 법이다. 해결법이나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사무실을 돌아다니면서 직원들에게 고민하는 이슈와 관련된 키워드를 갖고 질문하다 보면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도 있다.”
-선제적 복지 제도에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을 거 같다.
“
올해 이직률이 단 0.5%(1명)에 불과하다. 직원들과의 관계나 경영관리 측면에서 최대한 먼저 앞서 배려하려고 한다. 직원들이 불편을 느끼거나 요구를 하기 전에 제도화시키는 것이 소모적 비용이나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인사팀도 직원 관리와 통제의 측면보다는 회사가 직원을 위해 무엇을 제도화할지 차원에서 운영된다. 직원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쯤 이미 제도화가 돼 있으면 회사에 대한 신뢰감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회사가 사용하는 건물 8개 층 가운데 한층 전체를 휴게실로 만들었다. 휴게실 내 입점한 카페에서는
아메리카노를 1000원에 판매하도록 하고 나머지 차액은 회사에서 보조금을 지원하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복지뿐만 아니라 연봉도 동종업계 내에서 상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른 불확실성 없이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다.”
-업계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처음 시작할 때는 크고 작은 경쟁사가 200여개 됐는데 어느 한 업체가 점유율이 높거나 낮은 게 아니라 다 비슷한 상황이었다. 구직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니까 매우 불편했다. 제각기 다른 디자인의 웹사이트에 일일이 찾아봐야 올라온 채용공고가 한두 개뿐이었다. 이에 구직자나 기업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일자리 메타검색 엔진을 만들었다. 200여개에 달하는 웹사이트의
채용정보를 잡코리아에서 한번에 검색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잡코리아를 통해 타사 웹사이트에도 유입되는 방문자가 늘면서 경쟁사들도 환영했다.
2000년 들어 IT 업계에 거품논란이 일며 위기가 찾아왔다. 회원을 모으기 위해 마케팅 비용으로 몇억을 들였지만
매출은 없는 상황이었다. 온라인 리크루팅 업체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압박감을 이기지 못한 업체들은 유료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유료화로 나선 업체들은 채용공고를 무료로 올리던 기업들이 수수료를 내기 시작하면서 매출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는 기업들에 무료 서비스를 하던 가치를 유지하면서 매출을 내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하이브리드 형태의 수익모델이었다. 무료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부각된 공간에 광고를 올려주는 등의 옵션으로 유료화했다. 채용공고를 유료로 올리는 기업들은 광고 노출도가 올라 구직자들이 10~20배 더 지원했다. 기존의 가치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것이다. 이 같은 사업을 바탕으로 3~4년이 지난 2003년쯤에는 리크루팅 업계 1위를 차지하며 경쟁사의 매출을 추월했다. 지금은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업체로 성장했다.
앞으로 새로운 사업에 대해서도 늘 생각하고 있다. 한 영역에서 계속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영역에서 같이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시작하는 프로젝트와 안정적인 프로젝트가 융합될 때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시너지가 나온다.”
-바쁜 와중에도 책을 많이 읽는다고 알고 있다.
“
연간 150~200권의 책을 읽는다. 비즈니스 서적보다는 소설이나 철학서, 수필을 많이 읽는 편이다. 그 속에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녹아들어 가 있어 다양한 간접경험과 사상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생각들을 읽어내고 남을 어떻게 배려하는지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기만의 굉장히 완벽하고 복잡한 사고를 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사실 자기 이상의 복잡한 사고체계를 가진 사람은 너무도 많다. 독서를 하는 과정에서 남을 인정하게 되고 배려하게 되는 습관을 배우게 된다.”
-많은 구직자가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다.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은.
“
회사에서 맡은 프로젝트든 사회현상이든 간에 집요하고 근성 있게 파고들어 그 영역만큼은 자신이 최고가 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제대로 된 해결책 없이 모호한 순간을 자주 접하는데 대부분은 그 순간을 지나쳐버린다.
모호함에서 원인을 찾아내고 관찰해서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 항상 물음표를 갖고 존재하는 것에서 현상의 원인을 찾아낼 때 창의와 혜안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기업에서 적당히 잘하는 사람은 너무나 많다. 이들은 단기적으로 봤을 때 회사에 급여만큼의 기여를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회사에 독이 될 수 있다.
변화없이 안주하면서 현재 주어진 일만 잘하기 때문에 탁월한 인재를 바탕으로 5년 뒤를 보고 쫓아오는 후발 경쟁 기업에 백전백패할 수밖에 없다.
차라리 못하는 사람은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는데 적당히 잘하는 사람들은 변화의 필요성을 못 느껴 회사에서도 관심을 놓아버릴 수 있다. 도전도 안 하게 되는 셈이다. 안 좋은 성과를 내던 사람은 오히려 도전이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할 기회를 얻게 된다. 실제 기존 플랫폼에서 좋은 성과 못 내던 사람이 플랫폼 바뀔 때는 탁월한 결과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출처:http://1979piano.blog.me/30096290537 [출처] [스페셜리포트] 김화수 잡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작성자 더반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