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치를 만드는 시간

작년 연말에 동창들을 만났습니다. 고등학교때 온갖 유치한 장난도 다 치고, 또 학력고사라는 국가시험앞에 함께 고민하던 녀석들이라 만날적마다 반갑습니다. 이들이 더욱 반가운 것은 무언가의 계약이나 사업상에 의한 만남이 아니라, 그냥 친구라는 그 자체의 만남이기 때문이기도해요. 조금 더 편하고, 조그 더 생각해도 되고, 조금 柳?풀어져있어도 되고.

 

저는 이과를 나왔기 때문에 친구들 대부분은 자연대와 공대를 졸업한 친구가 많습니다. 저는 전자공학과를 나오긴했지만, 워낙 그쪽과는 재주가 없었기에 지금처럼 항공사에 취직하고 일을 하고 있죠. 그래도 그 친구들중 대다수가 '상장사'에서 근무하고 있고, 나름대로 전공을 살려서 일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대견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이 과장이고, 빨리 승진된 녀석은 차장도 있고 그렇더군요.

 

언뜻보면 고만고만해 보이지만, 뭐 그중에서는 의대 나와서 스위스의 제약회사에 가 있는 녀석도 있고, 특허청이라는 정부기관에 있는 녀석은 목에 힘주고 있기도 하고, 여하튼 고등학교 졸업때만 하더라도 비슷비슷한 우리들이 어느새 자기만의 갈래길을 선택하고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그때라면 믿어지지 못할 일들이지요.

 

사실 다 잘 된 친구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동창회에 나오지 못하는 친구들은 저마다 이유가 있겠지만, 그래도 무언가 잘 되지 않아서가 큰 이유가 되거든요. '다들 괜찮으니 나오라'라고는 해도, 어디 그 발걸음이 떨어질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도 친구들이 하는 일은 무조건 다 잘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보다 더 많은 얼굴들이 이 일 년에 한번 만나는 모임이라도 참석할 수 있기를 말이지요.

 

그 모임이 있고 나서, 저는 또 다른 모임이 있었습니다. 잠깐이었지만, 10개월 가량 호주 시드니에서 어학연수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에 만났던 사람들끼리 나름대로 호주 동창회를 했거든요. 이 모임도 의외로 1년에 한 번씩은 만납니다. 나오는 사람은 늘 대 여섯 밖에 되지 않는데, 이번에는 넷이 나왔습니다.  IT  중소기업에서 중역을  맡고 있는 형과, 국세청에서 근무하는 형, 그리고 최고의 이동통신사에 다니는 동갑내기 한 명, 그리고 저 이렇게 만났습니다. 늘 그 중역을 맡고 있는 형이 말을 많이 하고, 저와 동갑내기는 그냥 살짝 맞춰주고, 그리고 국세청의 형은 늘 조용합니다. 언뜻 보면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모임이 좋은 것은 역시 사심도 없고, 또 호주에서의 좋은 기억을 간직하고 싶기 때문이에요.

 

음, 동창모임때와 이 호주모임, 저는 두 번의 모임을 가지면서 생각한 것이 있어요. 고3 졸업때에, 혹은 호주에서 공부하던 그 시기에는 모두 다 비슷했던 우리들이었습니다. 허나 10 몇 년이 지난 지금, 이제 우리는 비슷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는 일도, 역할도, 그리고 받는 월급도 다르지요. 이렇게 우리들의 차이를 만든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고등학교 때는 공부를 얼마나 그때에 성실히 해서 좋은 점수를 받았는지, 그래서 어떤 대학에 들어갔는지 부터 차이가 발생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러나 더 큰 차이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어느 회사에 들어갔는지 발생하게 되어요. 그리고 더더욱 큰 차이는 그 이후 회사에서 어떻게 일하고 지내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게 되어요.

 

지금의 제 입장에서 저를 달라지게 하는 것은 회사에서 어떻게 일하느냐도 중요하지만, 회사에 있지 않은  여유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크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한 예로, 그 통신사에 다니는 친구는 퇴근후 MBA 공부를 해서 옥스포드 MBA 졸업을 5월에 할 예정입니다. 그것 때문에 회사에서도 회장 직속 부서로 옮겨지게 되었구요. 그러나 쉬는 날 그냥 쉬고, 보내버렸던 저는 평범한 항공사 직원에서 더 크지 못하고 그대로 머물러 있습니다.

 

무언가 준비를 더 많이하고  공부를 했더라면 그 10여년의 세월이 저를 더욱 많이 달라지게 했을 테지요. 나의 가치를 만드는 것은 역시 그 여유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회사에서의 기본적인 업무는 당연히 충실히 한다는 조건이 붙지만요.

 

그래서요, 뭐, 조금있으면 설날이잖아요? 새해 결심 약해지셨다면 이번 설날을 기회삼아 다짐하시는 것 어떠실런지요. 여유 시간에 영어를 공부한다던가 혹은 다른 자기 개발을 할 무언가를 찾는 다던가 말이지요. 시작은 작을지 모르나 그 작음이 모여 큼을 만듭니다. 인생 대박의 역전 기회는 이렇게 언제든지 있는 것입니다. 자, 저도 시작해 볼께요. 나의 가치를 만드는 시간!

 

영석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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