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환매의 기술
머니닥터 : 노용환 (노용환 재테크연구소 소장)

펀드는 가입 시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찾는 시점인 환매 시점이다. 특히 적립식 펀드보다 목돈을 한 번에 투자하는 거치식 펀드에서는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펀드 투자에 있어 이렇게 중요한 환매의 의미는 무엇이며, 어떤 점을 알아두어야 하는지 살펴보자.

예금 통장에서 돈을 찾는 것처럼, 투자자가 펀드에서 돈을 찾는 것을 환매(다시 사들이는 것)라고 한다. 환매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투자자인 고객 입장에서 본다면 구입했던 수익증권을 팔아 '현금화' 하는 것이지만, 투신사의 입장에서 볼 때는 투신사가 판매한 수익증권을 다시 사들이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투자자가 펀드의 운용기간에 비해 너무 빨리 환매를 하게 되면 펀드에서 빠져나가는 사람에게 돈을 지급하기 위해 급히 채권과 주식을 매도해야 하기 때문에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펀드들은 일정 기간 안에 환매 신청을 할 경우 환매수수료라는 '벌금' 을 부과한다. 환매수수료는 투자자로부터 이익금의 약 30%~70% 정도를 벌금으로 부과하는데, 이익이 나지 않았다면 부과하지 않는다. 따라서 펀드에 가입하기 전 환매수수료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면 어느 정도인지를 체크해야 한다.

은행에서 돈을 찾을 때는 창구에서 출금 신청을 하거나 현금 자동지급기에서 바로 돈을 찾을 수 있어 편리하다. 그런데 펀드의 경우에는 돈을 찾고 싶으면 통장을 지참하고 펀드를 가입한 판매점에 가든지 전화로 영업점에 신청을 하면 되지만, 환매 신청을 해도 당일에 바로 돈을 돌려받을 수는 없다. 왜냐하면 펀드는 현금이 아닌 주식이나 채권으로 자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환매 신청이 들어오면 주식이나 채권 등을 팔아서 현금으로 만들어 고객에게 돌려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주식형 펀드나 채권형 펀드의 경우 환매에는 3~4일이 걸린다. 해외 펀드의 경우 처리 과정이 더 복잡하고, 시차도 있기 때문에 3~4일 더 소요된다.

간접투자증권 매입시 적용기준처럼 주식 편입비율이 50% 이상인 펀드의 경우, 주식시장 종료시점(오후 3시) 전에 환매를 신청하면 다음 날 기준가격으로 돈을 찾을 수가 있다. 그러나 오후 3시 이후에 가입신청을 하면 이틀 후에 매입이 된다.

환매의 경우 돈이 입금되는 시기는 4영업일로 똑같지만 기준가 적용일이 환매를 신청한 날의 오후 3시를 기준으로 달라지기 때문에(기준가 적용일에 따라 펀드의 수익률이 달라짐) 환매를 할 때는 주가의 흐름과 돈이 필요한 시기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간접투자증권 환매시 적용 기준>

 



주식 시장이 안정을 보일 때에는 하루 변동 폭이 1% 미만에 불과하지만 요즘처럼 시장이 불안정할 경우에는 작게는 하루에 2~3%, 변동이 심한 경우에는 5~10%나 왔다간다 한다.

즉, 주식 시장의 변동이 심할 때 펀드를 환매하고자 할 경우에는 기준 시점이 되는 당일의 주가에 신경을 많이 써야 된다는 얘기이다. 예를 들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에는 오후 3시가 기준이므로 오후 2시 50분,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투자한 중국 펀드의 경우 오후 5시가 기준이 되므로 4시 50분까지는 주가 흐름을 면밀히 관찰한 후 환매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한 번에 환매하는 위험을 보완하기 위해 가입한 펀드 자금 중 일부를 찾는 부분 환매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펀드 환매의 기술은 거치식일수록, 주가 변동 폭이 큰 시점일수록 더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몇 시간, 아니 몇 분 차이로 펀드 환매 시점을 잘못 잡아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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