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의 세계신기록 뒤에는 오승우 여자 역도 대표팀 감독의 뛰어난 조련술과 함께 두 여자 코치의 그림자가 숨어져 있었다. 지금은 고인이 된 김동희 코치와 장미란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챙기는 김도희 코치(34)다.
오 감독은 16일 베이징항공항천대 체육관에서 장미란의 금메달 시상식이 끝난 후 남몰래 눈시울을 붉혔다. 베이징올림픽을 불과 4개월여 앞둔 지난 4월 간암 투병 끝에 36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故 김동희 코치를 떠올린 것이다.
오 감독은 김 코치와 6년여 동안 대표팀에서 함께 지냈고 2004 아테네올림픽 때 장미란을 함께 훈련시켰다. 자상한 성격으로 장미란을 비롯해 여자 역도 선수들이 친언니처럼 따랐다. 지난 10일 여자 53㎏급에서 은메달을 딴 윤진희는 소감을 말하다 "돌아가신 김동희 코치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며 눈물을 떨구기도 했다.
김 코치는 비록 세상을 떠났지만 대표팀에 도움을 주고 싶어 2004년 아테네올림픽부터 활용한 심리 관리 프로그램을 작성해 오 감독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제자들이 자신을 찾느라 시간을 뺏기는 게 싫어서 일찍 세상을 떠난 것 같다"며 김 코치의 죽음을 애석해 한 오 감독은 16일 김 코치의 유골이 담긴 종이봉투와 유품을 체육관에 직접 가져왔다. 함께 키워 온 장미란의 금메달을 함께 지켜보라고.
김도희 코치 존재 또한 고인이 된 코치에 뒤지지 않는다. 김 코치는 2007년 1월부터 여자 코치를 맡았다. 장미란의 아침부터 밤 야식까지 먹거리를 모두 챙기고 손수 요리를 해서 먹이기도 한다. 장미란은 경기를 앞둔 4~5일 전부터 입맛을 잃고 체중이 2㎏ 가량 줄어들었다. 김 코치는 "미란이가 고기를 즐겨 먹는데 선수촌 식당의 고기들이 질겼다"고 설명했다.
김 코치는 장미란의 체중을 보전하기 위해 대한체육회 지원본부에 부탁해 고기와 야채 쌀 등을 가져와 직접 김치찌개, 불고기 등등을 끓여 먹였다. 덕분에 장미란의 체중은 118㎏대로 원상복구가 가능했다. 장미란은 경기 당일 점심 식사도 김 코치가 만들어준 된장찌개와 불고기로 맛있게 먹었다.
장미란의 어머니 이현자씨(50)는 태릉선수촌으로 미란이가 좋아하는 음식 재료들을 보낼 때면 꼭 김도희 코치에게 전화를 걸어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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