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공공디자인포럼 대표인 전여옥의원은 지난 6월22일 공무원직렬내에 디자인직류 신설관련하여 디자인전문 잡지인 디자인넷과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입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공공의 영역을 추구하다

 

[전여옥 의원 인터뷰 ]

 


 

디자인직류’란 무엇인가

 

행정안전부에서 디자인계의 숙원이던 디자인 전문 인력을 유치하기 위하여 공무원 공채 시설 직렬 내에 ‘디자인직류’를 신설하였다. 이는 2008년도부터 국회공공디자인포럼과 한국공공디자인학회에서 수차례 거론하고 토론한 결과, 시행되는 것이기도 하다. 2008년도에 233개 지자체 가운데 76.8%인 179곳에서 ‘디자인직류’ 신설을 희망하였고 행정안전부 산하 한국공공디자인지역지원재단에서 일정기간 준비과정을 거쳐 공포한 제도이다.

 

 


‘디자인직류’의 추진 배경에 대해 듣고 싶다.

 

행정이란 실천하는 정치다. 실천을 하려면 하나의 도구로써 매력적이고 유연성을 가진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행정상품인 정책에도 디자인이 가미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서울시는 얼마전 서울 고유의 서체와 색, 상징물인 ‘해치’를 만들어 서울을 ‘브랜드화’하는데 앞장섰다. 이는 수많은 공무원이 현장에서 뛰는 것 못지않은 효과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국사회는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정책을 펼치며 제너럴리스트의 시각에서 디자인 문제를 다뤄왔기 때문에 일정부분 불협화음과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다. 프로패셔널의 손으로 마무리되었다면 지금까지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데에 착안하여 ‘디자인직류’ 추진에 힘쓰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현 정부가 ‘창의적인 디자인 강국 구현’을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등 공공부문에 디자인 전문 인력 채용에 힘을 기울이는 것은 한국 사회 전체의 발전이 아닐까 생각한다.

 

 


공무원임용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 통과된 것은 디자인계의 숙원 중 하나를 해결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디자인분야는 대기업브랜드가 세계적인 혁신을 선도하고 있지만 공공분야의 인식도와 수준은 OECD 국가 중 최하위라 생각한다. 이처럼 공공디자인에 대한 인식은 점차 높아지고 있으나 디자이너에 대한 편견은 후진국 수준이다 보니 공무원제도의 도입 과정에 많은 설득과정과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디자인분야의 공무원제도가 시행된 것은 참으로 고무적인 사건이다. 한국 사회는 유달리 민간부문 측면에서 교류가 활발하지 않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가 프랑스 명품으로 온몸을 휘감고 다녀도 브루니 여사를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또 세계 정상급 수퍼모델이자 인기 가수로서 활동해도 영부인의 자격이 없다는 힐난을 받지는 않는다. 물론 우리 디자이너들이 공무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거나 자질이 부족하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아직은 한국사회가 가진 틀에 박힌 사상에서 헤매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번 디자인직류가 통과된 것에 대해 디자인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 한 국민으로서 더 없이 기쁜마음이다. 디자인직류가 대한민국의 디자인제도를 이끌어가는 최선봉에서 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자인계의 크나큰 아군이 생긴 것 같다. 다만 디자인학과 졸업생들이 디자인직 공무원에 채용되어 바로 현장에 투입되면 경험부족에 따른 문제들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인성의 문제라 생각한다. 아티스트로 활동하던 디자이너가 공무원이 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공무원으로서 국가,사회의 심부름꾼이라는 인식을 하고 다른 직류와의 관계 형성에 노력한다면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국가 수준에 비해 디자인 수준이 낮다고 하는 데는 공공의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디자이너의 책임도 있다고 본다. 세계 어느 곳을 보아도 한국만큼 민간부문의 소유 공간을 훌륭하게 갖춘 나라가 없다. 그러나 길거리, 보건소와 같은 우리들의 공유 공간은 디자인이 없다시피 했다. 이에 디자이너들이 개인적인 영역에서 벗어나 사회적으로 어떠한 이바지를 할 수 있느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때라 보고 앞으로 디자인직류가 큰 분기점이 될 거라 전망하고 있다.

 


 

디자인직류 시행 이후의 부분은 디자인계의 숙제로 남았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 가전제품의 수요가 늘고 있다. 삼성, LG등의 제품은 기능성은 물론 디자인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공공의 영역에서 파리 시내를 걸을 때 보았던 그 아름다운 가로등을 우리도 갖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가전제품이나 휴대폰을 손쉽게 접하는 한국인들이 그 디자인을 소유하고 사용하는 것에 비해 공유라는 측면은 아직도 낮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빈티지 패션이 인기를 얻듯, 공공디자인도 낡은 곳, 오래된 곳을 버려둘 것이 아니라 마음이 깃든 곳, 추억이 있는 장소로 변화시키는데 노력해야 한다. 현재 ‘경방 프로젝트(2009년 하반기 리뉴얼 오픈)’라 하여 이전 경성방직이 있던 자리에 경공업이 시작된 역사적인 장소로써 복원하는 복합 문화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일본의 도쿄역과 마루노우치 빌딩이 대대적인 리모델링으로 뛰어난 도시경관을 선보이고 있는 것처럼 마음을 움직이고 웃음과 눈물, 추억의 대상으로 역사를 쌓아가는 공공의 영역 만들기, 공공디자인에 힘쓰길 바란다.

 

원본출처:http://oktalktalk.com/jbbs/bbs.html?bcode=pol1&mode=view&no=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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