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이 낼 모레인데 모아 놓은 돈은 없고..

수잔나 윌슨은 1950년대 말 미국의 명문 버클리대를 다녔고 남자친구와 결혼해 뉴욕으로 이주했다. 뉴욕에서 의류 디자이너로 활약하며 꽤 많은 돈을 벌었다. 윌슨은 40대에 다시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출판사업을 했다. 그 때도 매년 6500달러는 벌었다.

윌슨은 지금 70세가 되어 두 번의 이혼 끝에 캘리포니아 작은 집에서 혼자 지내고 있다. 수입은 매달 나오는 900달러의 사회보장연금과 일주일에 한번씩 보석상에 나가 일하고 받는 시간당 12.5달러의 급여, 아동복을 만들어 버는 200달러가 전부다. 집에 중고 재봉틀을 가져다 놓고 여자아이 옷을 만들어 생계에 보태고 있지만 기껏 한달에 6벌 정도 파는게 전부다.

다행히 지금 살고 있는 집은 부모로부터 물려 받았지만 수리를 하느라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매달 300달러씩 지불해야 한다. 전기, 수도, 가스요금 등을 내고 나면 남은 돈으로 생활하기는 빠듯하다. 모자란 식비 등에 충당하느라 어느새 신용카드 빚도 9000달러나 쌓였다. 윌슨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개인파산을 신청해야 하는지…"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윌슨은 잘 나가는 젊은 시절, 자신의 노후가 이렇게 비참할 것이라고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젊었을 땐 돈을 버는 그대로 사업에 투자했다. 난 언제나 내 사업이 성공할 것이라고 믿었다." 사업에 투자하느라 저축은 단 한 푼도 하지 않았다. 36살짜리 딸이 하나 있지만 딸도 엄마를 재정적으로 도와줄 형편은 안 된다.
베이비부머 4명 중 1명은 노후자금 "0"

앞의 사례는 뉴욕타임스(NYT)가 25일 소개한 재테크 기사의 일부다. NYT는 윌슨과 같은 사례가 부지기수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미국 근로자들은 돈을 가장 많이 벌 때조차 1년에 저축하는 금액이 2만5000달러를 넘지 않는다.

미국 여론조사업체 해리스 인터랙티브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가운데 25%, 다시 말해 4명 중 1명은 저축이 단 한 푼도 없다. 성인 전체로 조사 대상을 확대하면 무려 34%가 저축해 놓은 돈이 하나도 없다.

사실 노후는 닥치기 직전까지 먼 미래의 일로 여겨진다. 게다가 노후계획은 불확실성이 많아 세우기가 어렵다. 첫째는 얼마나 오래 살지 알 수 없고 둘째는 인플레이션과 병원비 등으로 실제 생활비가 얼마나 들지 알 수 없으며 셋째는 언론에서 제시되는 노후자금이 수억원 등으로 너무 많아 지레 포기하기가 쉽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퇴직 후 25~30년을 산다고 가정할 것, 퇴직 전 생활비의 75~85%로 노후자금을 계산할 것, 금액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어쨌든 지금 당장 노후자금 저축을 시작할 것 등 3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이 3가지를 염두에 두고 퇴직이 임박했지만 저축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5가지 비책을 소개한다.

첫째, 빚을 없애라

재테크에 마술 같은 해법은 없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성공적인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소득이 줄수록 중요한 것은 고정비를 줄이는 것이다. 고정비 중에서도 가장 쓸데없는 지출이 이자이다. 퇴직 전에 무엇보다 빚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생활비를 대폭 줄여라

퇴직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저축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일주일에 한번 하던 외식을 안 하는 정도의 소규모 절약은 답이 아니다. 생활수준의 눈높이를 과감하게 낮춰야 한다. 생활비를 대폭 줄이면 당장 노후자금으로 저축할 돈이 생길 뿐만 아니라 노후에 가능한 돈을 쓰지 않고 살 수 있는 생활습관까지 훈련하게 돼 1석2조다.

셋째, 집을 활용하라

집은 있는데 노후에 쓸 돈이 없다면 집으로 쓸 돈을 만들면 된다. 첫째는 집값이 싼 곳이나 규모가 작은 집으로 이사 가 차액을 남겨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둘째, 이사 가기가 싫다면 요즘 인기 있는 주택연금에 가입해 매달 돈을 받아 쓰고 세상 떠난 뒤 집을 넘기면 된다. 마지막으로 방 하나를 세놓는 방법도 있다. 특히 대학가 주변이라면 세를 놓고 월세를 받는 방법이 그리 어렵지 않다.

넷째, 오래 일하라

많은 사람들이 65세를 퇴직연령으로 생각한다. 현실에서는 이보다 더 젊은 나이에 짐을 싸서 나가야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평균수명이 길어졌으니 나이의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 CESI 뎃 솔루션(Debt Solution)의 닐 엘링턴 부사장은 스스로 생각하는 퇴직연령을 65세에서 72세로 늘렸다고 밝힌다. 사회의 통념에 개의치 말고 자기 머리 속의 퇴직연령부터 늘려 어느 곳에서든 "72세까지는 일한다"고 생각하자.

다섯째, 두 배로 일하라

퇴직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마땅히 더 일할 곳도 없고 노후자금은 한 푼도 없다면, 가혹하지만 일을 더 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 갖고 있는 어떤 재능이나 기술이든 살려 가욋일을 해서 수입을 늘려라. 예를 들어 뜨개질을 할 수 있으면 문화센터 같은 곳에서 뜨개질을 가르치고 돈을 버는 방법을 찾아보라. 일단 수입을 늘려 퇴직 때까지 최대한 저축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노후자금을 모으기 시작할 때 절대 잊지 말아야 할 2가지가 있다. 첫째는 위험자산은 답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앞으로 50년, 60년을 써도 남을 만큼 재산이 넉넉하다면 주식 투자했다 손실 좀 난다고 큰 타격이 아니지만 돈이 없는 사람은 치명타를 입는다.

둘째, 지금 하는 일을 평생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말라. 지금 버는 수준대로 계속 벌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하지 말라. 퇴직연령을 늦춘다 해도 건강 때문에 일을 못하게 되는 날이 오고 소득이 완전히 끊기고 돈을 쓰기만 해야 될 때가 반드시 도래한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노후 계획을 세워야 한다.

출처:http://media.daum.net/economic/world/view.html?cateid=100021&newsid=20110325163611286&p=moneytoday&RIGHT_COMM=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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