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리모델링한 단독 주택에서 오빠 가족과 함께 사는
여영아 주부네 “실용적으로 잘 꾸민 단독 주택이라면 아파트 생활 하나도 부럽지 않아요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는 2층짜리 단독 주택. 시집 장가가서 가정을 꾸린 오누이가 한지붕 아래에서 살고 있다. 아들 둘을 둔 여영아 주부네는 1층에, 혼자서 걷는 재미에 푹 빠진 아들 하나를 둔 오빠네 가족은 2층에 살고 있다. 지은 지 20년을 훌쩍 넘긴 낡은 단독 주택에서 살다가 얼마 전 리모델링을 해서 새로운 변화를 주었다. 보기만 해도 춥고 칙칙하다는 인상을 주던 집이 세련되고 아늑한 공간으로 변신한 것. 처음 이사올 때부터 두 가족이 함께 살 계획이었기 때문에 리모델링할 때 외부로 나 있던 계단을 없애고 실내에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계단을 설치했다. 그래서 이 집엔 현관이 한 개뿐이다. 두 가족을 분리해주는 것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입구에 단 미닫이 문이 유일하고, 그것마저도 늘 열려 있다. |
“가족들이 모여 살아서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어요. 그냥 한가족이니까 내부 계단을 두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뿐이죠.” 여영아 주부의 남편이 앞장서서 리모델링을 진행했는데 가장 신경 쓴 점은 바로 ‘단열’이었다. 부부가 모두 아파트 생활을 해 본 경험이 없이 단독 주택에서만 살아와서 단독 주택이 갖는 단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름 보일러를 가스 보일러로 바꾸고, 욕실 바닥까지도 난방 시설을 해서 실내 생활은 아파트와 거의 차이가 없다고. 오돌오돌 떨며 찬 기운이 전해지는 욕실에 들어갈 일이 없어진 것이다. 워낙 햇볕이 잘 들어오는 곳이고, 완벽하게 이중창까지 설치했더니 낮시간에는 보일러를 켜지 않아도 될만큼 따뜻해서 단독 주택에 살면서 경제적인 면까지도 이득을 보고 있다. 지은 지 오래 된 단독 주택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넉넉한 수납 공간도 이 집의 자랑이다. “단독 주택은 안방이 참 넓잖아요. 잠만 자는 공간인데 좀 아까웠거든요. 그래서 잡지를 보다가 맘에 들었던 아이디어를 생각해서 우리집에도 응용해 봤어요.” 여영아 주부가 생활하는 안방에는 가벽이 하나 서 있다. 가벽 뒤쪽에 옷을 수납하는 시스템 옷장 시설을 달아 부부의 옷과 가방들을 충분히 정리 정돈해 둔 것이다. 주부의 의견이 반영된 곳이고, 실제 생활하면서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곳이라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이란다. 그 외에도 붙박이장이나 짜맞춤 가구로 공간을 알뜰하게 활용했다. 물론 아쉬움이 남는 점도 있다. 안방 욕실에 샤워 부스가 있었으면 더 편했을 거라는 생각, 또 한 가지는 아예 타일이 아닌 마루를 깔아서 일본의 일반 가정처럼 방과 같은 공간으로 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그것이다. 그 외에는 불편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주택에 살아서 참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만큼 만족스러운 점들이 있다.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해 준다는 점이다. 또래 친구들과 만날 수 있는 아파트의 놀이터 같은 곳은 없지만, 어린 아이들이 마음껏 뛰며 놀 수 있다는 점에 마음이 놓인다. 마당 한켠에는 모래사장도 있고, 1, 2층을 우당탕 오르내리면서 신나게 놀 수 있는 계단도 아이들에게 인기 최고다. 그 모습을 보는 어른들 역시 즐겁고 행복하다. 어느 집의 문을 열어보아도 똑같이 닮아 있는 아파트가 아니라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집, 사는 소리가 들리는 집… 단독 주택만이 가지는 매력 속에서 생활하는 두 가족들의 모습이 정겹다. |
“기울어진 천장이 있는 옥탑방, 햇살 가득한 거실… 삶의 여유가 느껴지는 공간입니다 요즘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보다 엄마들이 더 극성이란다. 우리 동네에 어떤 학원이 유명하고 어느 선생님이 잘 가르치는지, 꼼꼼히 따져 봐야 하기 때문. 물론 학군 때문에 아파트를 줄여 이사가는 집도 적지 않다. 이런 와중에 조용하고 한적한 구기동 산자락 주택으로 이사를 온다고 했을 때 이미란 주부의 친구들은 모두 의아한 표정이었다. 공기는 좋겠지만 아이들 학교며 살기에 불편하지 않겠느냐는 생각 때문. “저는 결혼 전부터 꼭 주택에 살고 싶었어요. 답답한 아파트 생활이 싫었거든요. 등산을 워낙 좋아해서 북악산 등산하면서 이 동네를 자주 들락거렸는데 우연히 좋은 기회가 나서 이 집을 얻을 수 있었죠.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주택 단지, 특히 북악산 밑에 있는 한적한 구기동 주택 단지는 이사가 그리 많지 않은 곳이다. 그도 그럴 것이 웬만큼 연세 드신 분들이 평생 한가롭게 사는 곳이기 때문. 그런 곳에 젊은 가족, 이미란 씨 집이 이사 와서 제법 활기찬 동네가 된 듯하다. 무엇보다 다락방이 있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는 이미란 씨. 천장이 기울어져 있어 운치도 느껴지고, 다락방에 4식구가 누워 있으면 온 세상에 4식구밖에 없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아늑하다고. 그래서 원래는 부부침실이자 서재로 쓰지만, 일주일 중 토요일 하루만큼은 온 식구가 함께 다락방에 모여 영화도 보고 이야기도 나누며 밤을 지샌단다. 물론 주중에는 철저히 부부만의 시간을 즐기기도 한다. 넓은 창으로 별이 보이는 가운데 남편과 마시는 차 한 잔은 연애 시절 분위기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이미란 씨의 거실은 그 어느 곳보다 주부의 센스를 느끼게 하는 공간. 독특한 모양의 가구와 다양한 색감의 패브릭이 어우러져 유럽의 전원 주택의 거실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가구들이 너무 특이해서 구입처와 가격을 조심스럽게 물어보려고 하니 이미란 씨는 선수를 쳐 설명을 한다. “여기 있는 가구 거의 다 무척 저렴하게 구입했어요. 벼룩 시장에서 산 것도 있고 유명 가구점 80% 세일할 때 고른 것도 있죠. 발품을 열심히 팔았더니 정말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오더라구요.” 거실 창가에 있는 게이트 랙은 양쪽으로 접히는 독특한 디자인의 테이블. 남편이 결혼 11주년 기념 선물을 고르라고 할 때 미리 봐두었다가 세일 기간을 활용하여 선물 받은 것이란다. 또한 의자는 유명 메이커 가구점에서 80% 세일을 할 때 구입한 것. 소파에 맞춘 테이블은 벼룩 시장에서 산 것이다. “가구는 하나하나 우리집에 어울리는 것을 들여놓는 기쁨이 큰 것 같아요. 한꺼번에 세트로 왕창 사다 갖춰 놓으면 너무 재미가 없죠. 어울릴 듯 안 어울릴 듯 조금씩 다른 디자인의 가구를 맞추는 즐거움이 쏠쏠하답니다.” 화려하고 편리한 생활을 원한다면 주택에 사는 것은 사실 바람직하지 않단다. 그도 그럴 것이 크게 작게 손이 많이 가는 것이 바로 주택의 특징이기 때문. 그러나 아파트 생활이 답답하고 삭막하게 느껴진다면 이미란 주부는 주택에 살 것을 권한다. “무엇보다 산이 가까워서 참 좋아요. 아이들과 함께 등산을 하다보면 평소에 잘 하지 않는 속 깊은 이야기까지 자연스럽게 하게 되거든요. 아이들과 마음으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고 할 수 있죠.” |
3. 다세대 빌라의 1층에서 작은 정원을 가꾸며 살아가는 박향순 주부네 “제가 좋아하는 꽃과 식물을 언제든지 볼 수 있어 주택 생활이 행복해요 이왕이면 커다란 마당이 딸린 단독 주택에서 살면 좋겠지만 서울 시내에서 그런 집을 갖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답답하고 아스팔트로 뒤덮인 아파트 생활은 싫고…. 그래서 박향순 주부가 선택한 집은 작은 개인용 마당이 딸린 1층 빌라 주택이었다. 완전히 독립된 주택은 아니지만 아파트와는 달리 마당이 있고, 천장도 높아 아파트보다 답답함이 훨씬 덜하다고. “옛날 주택이나 빌라는 참 추웠잖아요. 하지만 요즘 집들은 안 그래요. 워낙 내장재도 좋은 제품을 사용하고, 단열 창호도 좋아서 난방이나 냉방은 아파트와 별로 차이가 안 나는 거 같아요.” 어릴 때부터 식물이나 꽃을 좋아했던 그녀. 그래서 거실 통창 앞의 작은 개인용 화단이 있다는 것이 그녀에게는 큰 행복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채송화나 국화 등의 제철 꽃을 사다 심고, 강아지 풀 등을 옮겨 심어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눈을 뜰 수 있다고. 게다가 언제부턴가 바람을 타고 흘러 온 봉숭아씨가 예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단다. 작은 화단이지만 한쪽에는 꽃을, 다른 한쪽에는 할머니가 직접 관리하는 푸성귀나 대추나무 등이 있어서 온 가족이 한계절 먹을 수 있는 정도의 수확도 할 수 있다고. 화단 옆에 조로록 올려둔 장독은 아파트에서는 구경도 하기 힘든 소품 중 하나. 이런 작고 사소한 것들이 그녀의 주택 생활을 늘 행복하게 가꾸어준다. “언젠가는 작은 마당이 있는 예쁜 주택에서 살고 싶어요. 하지만 여러 세대의 가구가 함께 사는 빌라도 좋은 점이 많아요. 날씨가 좋을 때는 옆집에 놀러가서 온 가족이 다함께 모여 고기도 구워 먹곤 하거든요. 화사한 꽃들이 가득 핀 야외에서 기분좋은 사람들을 만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이렇게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집이 주택인 것 같아요.” 어느 곳으로 고개를 돌려도 다 똑같은 시멘트 벽만 보이는 아파트와는 달리, 빌라나 주택은 저마다 다른 모양의 벽이 있다. 몇 세대가 함께 사는 곳이긴 하지만 이 공간 역시 박향순 주부가 무척 관심을 기울이는 곳 중 하나. 봄이 되면 여기에 담쟁이 식물과 다양한 컬러의 꽃을 심어 개인 정원 못지 않게 화사한 곳으로 꾸민다. “같은 빌라에 사는 분들도 집이 예뻐졌다며 좋아하시구요, 가끔 놀러오는 친구들도 무척 좋아하더라구요.” 우리집 정원만 예쁘면 그만인 것이 아니라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이 함께 행복해질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잊지 않는 그녀의 깊고 넓은 마음이 보이는 듯했다. 현재 인테리어 전문점에서 스타일리스트로 일하고 있는 박향순 주부의 집안은 곳곳에 그녀만의 감각이 묻어 있다. 우선 현관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벽에 멋스러운 주물 문패를 달아두었다. 아이들의 이름을 새긴 문패는 놀러오는 동네 아줌마들이 서로 따라하겠다는 아이디어. 반대쪽 거실벽은 클래식한 유럽풍의 벽걸이 시계를 달아 장식했다. 현관 왼쪽으로 있는 거실은 아파트와 달리 베란다가 따로 없고 거실창 바로 앞에 작은 개인용 화단이 있다. 지금은 겨울이라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지만 사실 이곳이 그녀의 빌라를 가장 주택처럼 꾸며주는 공간이란다. 대신 화단 앞으로 사람들이 가끔 지나다니기 때문에 거실창 아랫부분은 불투명 시트지를 붙여 가족들의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거실 옆으로 부부가 사용하는 침실이 있다. 같은 빌라에 사는 사람 중 대부분은 침실에 딸린 작은 베란다를 터서 침실을 넓게 사용하지만, 흙과 꽃을 좋아하는 그녀는 이곳을 그대로 살려둔 채 자그마한 베란다 정원을 만들었다. 베란다 바닥에 타일을 깔고 한쪽으로 낮은 화단을 꾸민 다음 대나무처럼 추위에 강한 식물을 심었더니 한겨울에도 초록의 산뜻한 감각을 유지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지금은 조화도 조금씩 섞여 있지만 봄이 되면 이곳에 예쁜 생화 나무를 심을 계획이란다. “모든 집의 구조가 똑같아서 집을 고칠 때에도 제약이 많은 아파트와는 달리 기본적으로 구조가 조금씩 다른 빌라는 아파트와 단독 주택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게다가 마당이 있는 1층 빌라는 항상 땅과 가까이 할 수 있어 무척 좋구요. 마당이 너무 넓지 않아서 오히려 관리하기는 더 편해요. 그리고 지하에는 작은 창고도 있어서 철지난 가전 제품이나 아이 장난감 등을 깔끔하게 보관할 수도 있답니다.” 삭막한 아파트 대신 정감 있는 빌라 주택이 좋다는 박향순 주부. 아파트보다 훨씬 화사하고 예쁘게 꾸며진 그녀의 집을 구경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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